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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로들은 그 두 사람을 산음의 두 의로 규정했다. 그 산음의 두 덧글 0 | 조회 168 | 2021-05-19 19:58:46
최동민  
촌로들은 그 두 사람을 산음의 두 의로 규정했다. 그 산음의 두 의에서 의는 유의태요 또 하나의 의는 허준이란 뜻이었다.갈 데가 없다는 것은 이번 취재를 빌어주었던 가족들에게 자식으로서 남편으로서 그리고 나약한 애비로서의 감상일 뿐이다.순간 허준은 말을 삼키고 맹렬하게 머릿속을 뒤지기 시작했다.꼬박 뜬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음에도 허준의 눈은 김민세를 만나리라는 집념에 핏발이 선 채 이미 그 뇌리에서는 잃어버린 산삼에 대한 미련은 아득히 사라져 있었다.하고 안광익이 골짜기 위쪽을 지팡이로 가리켰다.유의태가 말이 없었다.대답 없는 아들의 과묵한 입매에 더 캐묻지 않고 어머니가 가족을 대신해 물었다.입구가 여긴 듯하니 좀더 올라보시지요.영문을 물어보았사오니까?아예 멀었어?반위의 증세가 있소.농담이 아닐세.돌아보니 인적도 없이 아득한 정적과 어둠에 싸여 있는 이상한 강변은 아들의 문제가 아니라면 이런 시각 차마 헤매고 다닐 생각이 안 나도록 음산했다.그러나 숨을 죽이고 기다려도 아직 허준의 위치에서는 양대감의 모습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하오나.사람마다 병이 있기 그 가짓수를 세자면 가히 만 가지 병이라 할 것이로세. 그렇다면 만병을 통치하려는 상 중의 상의를 지향하려는 자거든 마땅히 사람의 몸속을 열어보고 헤쳐보는 기회를 가져야 하겠지.딴 약은 입에도 댄 적 없어유. 당신이 지어준 그 부자탕인가밖에 먹질 않았다구요!아들 만석과는 달리 허준에 대한 송구스러움에서 시키는 대로 움직이며 말수가 적던 병자가 갑자기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머리 뒤의 고통을 호소했다.허준이 물었을 때 갑자기 제 1문 쪽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나고 곧 양대감이 오오. 어의께서 납시오! 하는 다급한 소리들이 전해왔다.캐묻는다는 말이 맞았다.이자가 미친 자가 아닌가?걸음을 옮겨 그곳에 가 앉으려던 허준의 몸이 다시 흠칫했다.그러나 그가 취재의 수석합격자임에서 18품계 제일 꼴찌인 종9품에서 두 품계를 올라 뛴 종8품 봉사직에 제수받았고 구임원으로 지정되었다.김민세의 입에서 시름을 담은 한숨이 새나
허준은 자기는 과거를 볼 수 없다는 신분의 질곡을 알면서도 그 기마 하나에는 미쳤었다.여직도 저렇게 저 아이를 데리고 다니오?그리구 말이야 바른 말로 의원은 무슨 흙 파먹고 산답디까! 침 놓아 주고 대가 받는 건 응당한 보순게구 그만한 보수도 없어 뵈던 것들이오. 제 갈 길 바쁜 사람 .말 못하느냐!아들이 있지요.김민세가 또 한번 노기 어린 소리를 외쳤다. 안광익이 계속했다.. 음 .아니 그것은 여유라고 할 수 없는 것인지 모른다. 닷새와 한나절 속에서 걸어가야 할 2백60리를 사흘로 잡고 남은 이틀 반은 한양에 닿아 과장에 들어가기 전 수험정리를 해야 할 것이다.숨을 삼킨 채 대답 없는 허준에게 안광익이 기탄없이 말을 이었다.상공이라 .지난날 창녕 성대감댁 정경부인의 중풍을 고칠 때 썼던 침, 자기에게 침의 신비함과 자신감을 심어주었던 침.갑니다. 그러나 저 사람들을 다 보아줄 수는 없을지라도 조금은 더 손을 보아주어야 할 병자가 여럿 있습니다.노파가 또 꿈결처럼 뇌었다.허준이는 혜민서로 보내기로 내정했으니 거론할 것 없네.무슨 일인가?하고 우공보가 또 초조한 눈으로 아직도 침통을 닫지 못하는 허준에게 물었다.허준은 안타까웠다..그래서?병자?삼적다운 보시지.바로 저어기 저 산 밑에 사는 사람들올시다.궁녀 정씨가 내미는 서찰을 무시하고 허준이 물었을 때 돌연 머리 위의 소년이 북을 둥! 한번 울렸다.. 사내란 죄많은 것들이지.그날 과장에서 제일 먼저 자리에서 일어선 것이 허준이었고 그 허준에게 과장의 눈길이 일제히 쏠려온 걸 허준은 기억한다. 그리고 가까이 서있던 수염이 유난히 아름다운 50대의 인물이 그 허준의 답안지를 받아든 후 시권에 적힌 출신지를 유심히 보던 끝에 묻던 말을 .그렇지 아니하고야 어찌 현감께서 주안상을 갖추라 했사오니까. 곧 현감께서 납실 것이오니 의관을 정제하소서.그러자 임오근의 목소리가 되알지게 또 내뱉었다.. 냉정한 사람!내 뜻은 나는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요, 저 아이는 앞으로 뻗어나야 할 생이니 뒷마무리를 저에게 맡긴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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