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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움이란 게 전쟁이란 게.흑호는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 덧글 0 | 조회 199 | 2021-06-07 20:06:19
최동민  
싸움이란 게 전쟁이란 게.흑호는 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오엽이는 퍽 신이 나는 듯, 깡총거리고 뛰면서 좋아했다. 그러나 은동은 말없이 건너편의 돌산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흑호는 오엽이가 조금 멀리가자 은동에게 다가갔다.그 말을 듣고 흑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고마워요! 정말 고맙고, 장하세요! 내가 사람은 틀림없이 봤어!태을사자는 놈의 말이 틀림없다고 믿었다. 예전에 하일지달이 마수들의 힘이 예상보다 훨씬 강하다고 한 것, 그리고 흑무유자가 생계에 내려와 숨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힘으로 자신들이 말하는 신세계를 창조하려 한다는 것 등등.덕분에 난민들은 적어도 전라좌수영 관할 지역으로 오면 굶어 죽을 걱정은 없다하여 그 소문을 듣고 수백리 밖에서부터 모여드는 판국이었다. 이미 돌산도에만 백여 호에 가까운 가구들이 이주하여 있었으니 말이다.그렇다면 너희는 이제 전쟁을 포기한다는 것이냐?이순신은 대답을 하지 않았으나 그것은 이순신의 마음에 어린 가장 커다란 앙금 중의 하나였다. 이순신은 실로 철두철미하게 모든 일을 사리에 맞게 행동하는 사람이었으며, 그렇지 않고서는 직성이 풀리지 않았다.은동과 태을사자, 흑호 등은 한식경(한 차례의 음식을 먹을 만한 시간)이나 그 앞에서 궁리를 했으나 뾰족한 수가 없었다.은동은 결심하고는 서둘러 밖으로 뛰쳐나갔다. 밖에는 언제부터 오기 시작했는지 억수같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빗소리에 파묻혀서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부근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였다. 저녁 때까지는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는데, 이 또한 괴이한 일이었다.그리하여 정운은 하일지달과 은동을 데리고 별청으로 들어갔다. 그곳은 이순신의 거처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으며, 한편에서는 약 달이는 냄새가 났다. 그곳에서 정운이 말을 건넸다.하지만 흑호가 보기에 오엽이는 천벌을 무서워하기보다는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그에 동의한 것 같았다. 흑호는 오엽이에게 누설하면 잡아먹어 버린다고까지 겁을 주었으나, 오엽이는 산신령 밑에 있는 호랑이가 어찌 사람을
한산 대첩그러자 흑호는 마수들이 습격해 왔다가 은동의 분전으로 쫓겨간 일과 자신은 소야차를 놓친 일 하며, 바다에서 정체 불명의 왜병을 분신귀가 쫓아 두루마리를 태웠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사 사형! 무애 사형! 저 저기! 저기!그러시유. 나야 뭐 이 근처에 있는 게 더 편하니깐.애꾸눈 사내는 은동의 옷자락을 잡고 펑펑 울기 시작했다. 은동은 자신이 없었지만 사내가 이끄는 대로 초라한 움집으로 들어섰다. 풀과 잔가지를 얼기설기 엮은 움집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는 듯, 풀냄새가 진동을 했다.어 어.와 있수.그나저나 여기도 한 번 마수들의 기습을 받았수! 그리고 나도 원수놈을 만났는데.흑호로서 그 이상의 말을 하는 것은 무리에 가까웠다. 흑호는 그 말만 하고는 왠지 겸연쩍고 쑥스러워서 벌떡 일어나서 어디론가 휭 하니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은동은 가만히 앉아서 계속 흑호의 말을 되고 곱었다.에이, 그러면 어쩌란 말유? 아무튼 그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유? 그렇다고 이순신을 그냥 내버려두고 갈 수도 없잖수?그 말에 태을사자의 눈이 빛났다. 역시 일종의 직업의식 때문인지 영혼에 대한 주제는 태을사자의 관심을 더 많이 끄는 것 같았다.엥? 마수들이 이덕형을 막으려 하지 않겠수?미쓰히데가 노부나가를 죽일 때, 히데요시는 서부의 강적인 모리 씨와 싸우고 있었는데, 모리 씨와의 화평이 기적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히데요시는 대군을 끌고 미쓰히데와 싸울 수 있었다. 그때 수년에 걸쳐 전쟁을 해오던 모리 씨가 갑자기 히데요시와 화평을 한 것은 무슨 연유에서였을까?이순신은 껄껄 웃다가 은동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은동을 냉큼 안아 무릎에 올렸다. 은동은 갑자기 이순신이 자신을 무릎에 올리자 몹시 당황했다. 은동의 체구가 작았는데도 이순신은 좀 허약했는지 은동을 안아올리는 것도 그다지 쉽게 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태을사자가 하일지달에게 물었다.물론 대부분의 영혼은 순환되어 다시 태어나는 윤회를 거듭하지만 간혹 가다가 소멸되는 영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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